크롬에 대한 파이어폭스의 반응…"가는 길이 다르다"
2008/09/04 11:00구글이 3일 전격 발표한 웹브라우저 ‘크롬(Chrome)’이 겨냥하고 있는 곳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분명하다. 크롬은 구글이 제공하고 있는, 또 앞으로 제공할 웹기반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된 브라우저이기 때문이다. ‘웹의 플랫폼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애플리케이션(소프트웨어)은 PC에 설치해 사용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시대의 지배자는 마이크로소프트다. 그런데 웹의 플랫폼화는 이런 당연한 상식을 뒤엎으려 한다.
소프트웨어는 구글의 서버에 설치해놓을 테니 PC에는 웹브라우저만 설치하라. 문서작성이든 이메일 관리든, 사진 편집이든, 이제 브라우저로 구글에 로그인한 후 얼마든 사용하면 된다.
이는 결국 ‘더 이상 마이크로소프트의 비싼 소프트웨어를 사지 말라’는 얘기다. 구글은 실제 이런 웹 플랫폼화 전략을 하나하나 실현해 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이같은 구글의 호언과 행보를 허투로 보고 있지는 않다. 야후를 인수하겠다는 팔을 걷어부쳤던 것도 마이크로소프트가 구글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비록 불발로 그쳤지만 ‘야후 인수’라는 강수를 던졌던 마이크로소프트에 이번에는 구글이 크롬으로 반격에 나섰다. 말 그대로 ‘히든 카드’였다. 전 세계 언론이 ‘깜짝 발표’라고 입을 모을 만큼 예상치 못한 수순이었다. 웹의 플랫폼화 전략에서, 웹으로 가는 통로는 웹브라우저다. 그리고 이 웹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였다. 마이크로소프트를 견제하기 위해 구글은 오픈소스 웹브라우저인 ‘파이어폭스’를 지원하고 있었다. 직접 웹브라우저를 만들것이라고는 예상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크롬이라니…
아무튼 크롬의 출현으로 웹 플랫폼 시장은 더욱 흥미진진하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전면전도 더욱 뜨거워지게 됐다. 구글이 크롬을 발표한 때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터넷 익스플로러 8′의 최종 베타버전을 내놓은 지 채 일주일도 안되는 시점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구글은 좀 더 전격적이고 드라마틱한 때를 기다렸던 셈이다.
구글 크롬이 마이크로소프트를 겨냥하긴 했지만 구글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의외의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바로 파이어폭스다. 한 때 90%가 넘는 점유율을 보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무섭게 뒤쫓고 있는 경쟁자가 파이어폭스다. 유럽에서는 웹브라우저 시장의 약 25%까지 파이어폭스가 치고 올라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크롬이 잡으라는 익스플로러 대신 파이어폭스만 잡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도 짐작해 볼 수 있다. 더구나 구글은 파이어폭스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다. 파이어폭스의 기본 검색엔진이 구글이다. 특히 파이어폭스 개발의 본산인 모질라 재단의 가장 큰 자금 지원 그룹이 바로 구글이다.
구글도 이같은 점을 의식해 “파이어폭스와의 관계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질 것 없다”고 밝혔지만, 과연 파이어폭스 진영의 생각은 어떨까.
존 릴리 모라재단 CEO.
구글의 웹브라우저 발표가 마치 예견했던 일이라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구글과의 관계는 크게 변함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적으로나 제품 측면에서나 재정적 부분에서도 지금까지의 관계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특히 재정적 지원은 2011년까지 지속된다는 협약을 최근 구글과 맺은 바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존 릴리는 “크롬의 출현으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경쟁이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펼쳐지겠지만, 경쟁은 종종 혁신을 낳았다”며 경쟁을 통해 좀 더 나은 기술의 진화를 기대했다.
모질라재단은 비영리집단이다. 웹이 좀 더 열린 공간이 되기를 꿈꾸는 전세계 개발자들의 커뮤니티이기도 하다. 존 릴리 CEO도 이같은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구글과 모질라는 좀 더 개선되고, 열린 인터넷(웹)을 위해 오랫동안 협력해왔지만, 미션도 다르고 존재의 이유도 다른, 그리고 그런 것들을 위해 하는 일의 방식도 다른, 완전히 다른 조직”이라며 시장경쟁 구도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말 것을 주문했다. 시장을 지배해 더 많은 수익을 얻으려는 영리집단이 아니라는 점을 새삼 강조한 셈이다.
그러면서도 ‘파이어폭스가 최고의 브라우저’라는 점은 빼놓지 않았다. 그는 “‘파이어폭스 3′은 위대한 브라우저”라고 강조한 뒤 “파이어폭스 3.1 이후 버전에 추가할 수많은 기능들이 트럭만큼 쌓여있는 상태이며 앞으로 예측할 수 없는 더 많은 기능들이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존 릴리는 “예전보다 더 경쟁적인 환경이 됐지만 모질라의 미래나 열린 웹 세상에 대한 미래는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